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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부 공익광고‥자극적인걸까, 효과적인걸까?

  • 등록일 : 2015-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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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파나뉴스> 2015. 12. 15일자 기사 스크랩

복지부 공익광고‥자극적인걸까, 효과적인걸까?
다소 폭력적인 장면과 '사실성' 여부 놓고 반발 지속

 보건복지부가 내보내는 광고는 '공익적' 성격이 강하다. 원하는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하는데에는 미디어가 가장 강력하기때문에, 매 분기별로 선정된 주제로 광고가 나가고 있다.

 그런데 올해 복지부의 공익광고는 '잡음'이 많은 듯 보인다. 일부에서는 그만큼 강력한 인상을 남겼다는 평가도 있지만, 이렇게까지 '자극적'이어야할 이유를 모르겠다며 불편한 목소리도 들려왔다.

 올해 1월에는 술, 마약, 도박과 함께 게임을 포함한 4대 중독 예방을 목적으로 한 광고가 방영된 바 있다. 해당 광고는 모두 경고성을 띄며 '중독'은 상상 그 이상을 파괴한다는 메시지를 강력하게 전달하고 있다. 말그대로 공익적인 목적에 취중하며 중독의 심각성을 제대로 전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강렬한 메시지를 담으려다 보니 오해가 생기기도 했다. 올해 초 전파를 탔던 '게임중독의 심각성' 광고가 '끔찍하다'는 비판을 받았기 때문.

 복지부의 내보낸 4대 중독 광고는 실제 사례를 담고 있고 그것이 본인과 가족에게 얼마나 악영향을 미치는지를 보여주고 있기에 교훈성이 짙은 편이다. 

 이번 게임중독 광고 역시 ▲게임 BGM 소리가 환청처럼 들린 적이 있다 ▲사물이 게임 캐릭터처럼 보인 적이 있다 ▲게임을 하지 못하면 불안하다 ▲가끔 현실과 게임이 구분이 안 된다 등 4개의 질문을 던진다. 이 질문들 중 하나라도 해당 사항이 있다면 게임 중독을 의심해봐야 한다는 것이 광고의 설명이다.

 그러나 지나가는 노인을 무차별적으로 폭행하려는 묘사는 논란을 빚기에 충분했다. 따라서 해당 장면은 폭력이미지를 심어준다는 민원으로 노인 대신 게임 캐릭터의 환영을 재삽입하는 조치가 있었다.

 이번에는 금연광고다. '심각한 인권침해'라는 불만과 함께 '불편하다'는 의견들이 많다.

 복지부는 8월 17일부터 '흡연은 질병이다'라는 제목의 영상물을 제작해 적극적으로 홍보한데 이어 지난달 16일 부터는 2차 금연홍보 영상을 내보내고 있다. 특히 2차 영상에서는 소비자들이 편의점에 들어가 점원에게 '후두암 1mg 주세요', '폐암 하나 주세요', 뇌졸중 2개 주세요'라고 말하며 담배를 구입하는 모습을 담고 있다.

 이러한 광고에 대해 담배관련업계는 '담배 구입 행위가 바로 죽음으로 이어지는 것처럼 과장되게 묘사했다', '징그럽다'라는 의견을 내놓았다.

 이에 한국담배판매인회중앙회는 이 금연광고를 중단해 달라며 서울중앙지방법원에 가처분 신청까지 낸 상태이며, 국내 최대의 흡연자 커뮤니티 '아이러브스모킹'은 금연홍보 영상이 적법한 기호품의 구입을 죄악시해 흡연자의 인격을 침해하고 있다며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본 광고에 대한 부당, 허위, 과대 여부를 심의해 달라는 의견서를 지난 11일 접수했다.

 해당 의견서에는 "금연홍보 광고가 본래의 목적에서 완전히 벗어나, 흡연자 전체를 질병 감염자로 왜곡, 차별해 사회 갈등을 야기하고 있다"며 "이는 '흡연자와 비흡연자'를 '질병 감염자와 일반인'으로 나누는 '편가르기' 행위"라는 주장이 담겼다.

 이처럼 복지부의 공익광고는 매번 자극적인 장면과 문구로 인해 '잡음'이 발생하고 있다.
그러나 사실, 건강 캠페인을 위한 광고는 '위협'의 메시지를 담고 있는 경우가 많다. 그만큼 경고의 의미를 담아야 경각심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외국에서도 공익광고와 관련해 자극적인 요소를 쉽게 찾아볼 수 있는 편이다. 미국의 청소년 흡연 예방 캠페인 광고의 경우엔, 담배를 사려다 돈이 부족했던 소녀는 대신 자신의 피부를 뜯어서 주고, 다른 소년은 펜치로 자신의 치아를 뽑아서 계산대에 올려놓는 장면이 나온다.

 올해처럼 반발에 부딪히긴 했지만, 우리나라도 2002년 폐암으로 죽어가던 개그맨 이주일씨가 "담배, 맛있습니까? 그거 독약입니다"며 흡연의 위험성을 경고한 광고도 있고, 이후에도 흡연으로 인해 망가지는 몸을 표현한 광고가 지속적으로 방영된 바 있다.

 전문가들은 올해 담배값 인상과 함께 대대적인 금연정책이 맞물리면서, 이와 같은 복지부 광고가 더욱 자극적으로 다가온 듯하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다만 광고를 만들때에는 '사실성'에 입각해야한다는 의견이다.

S대학 광고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는 "광고에 있어 유독 예민한 소재가 있다. '금연'도 그렇다. 이번 공익광고는 지나친 흡연은 건강에 나쁘다라는 메시지를 담고는 있지만, 담배를 아예 구입하지 말라는 함축적 의미, 그리고 담배를 파는 판매인들이 마치 질병을 파는 사람으로 묘사돼 반발을 사고 있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박으뜸 기자